아소, 님하

장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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魂불

1930년대 전라북도 남원의 몰락해 가는
양반가의 며느리 3대(代) 이야기를 다룬 최명희(崔明姬)의 대하소설.

저자 최명희
장르 대하소설
발표 1996년 12월 전10권 완간
수상 단재상, 세종문화상, 여성동아 대상, 호암상 예술상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쓰러지는 빛》이 당선된 직후부터 쓰기 시작해 이듬해 동아일보 창간 60주년기념 2000만 원고료 장편소설 공모에 《혼불》 제1부가 당선되었고,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월간 《신동아》에 제2~5부를 연재한 뒤 1996년 17년 만에 전10권(5부)으로 완간된 최명희의 작품이다. 원고지 1만 2000장 분량의 대하소설로, 1930년대 전라북도 남원의 몰락해 가는 한 양반가의 며느리 3대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힘겨웠던 삶의 모습과 보편적인 인간의 정신세계를 탁월하게 그려냈다. 특히 ‘우리가 인간의 본원적 고향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작가의 말이 고스란히 표출된 작품으로, 호남지방의 세시풍속, 관혼상제, 노래, 음식 등을 생생한 우리 언어로 복원해내 ‘우리 풍속의 보고(寶庫), 모국어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문학평론가 김열규는 ‘전통적인 소재, 유교적인 이데올로기, 지역민속지적 기록, 그리고 가문사 등이 어울린 민족학적 서사물 또는 자연서사물”로, 소설가 이청준’ ‘찬란하도록 아름다운 소설’로, 유종호는 ‘일제 식민지의 외래문화를 거부하는 토착적인 서민생활 풍속사를 정확하고 아름답게 형상화한 작품’으로 평가하는 등 1990년대 한국문학사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작가 최명희는 이 《혼불》 완간 4개월을 앞두고 난소암에 걸렸으나 주변에 알리지도 않은 채 오로지 집필에만 매달린 끝에 1996년 12월 완간, 2년 뒤인 1998년 12월에 죽었고, 이 작품으로 단재상 문학부문, 세종문화상, 여성동아 대상, 호암상 예술상 등을 받았다.

등장인물

– 청암부인 : 이씨 문중의 종부(宗婦)로 결혼한지 1년 만에 청상과부가 되어 이기채를 양자로 들임
– 이기채 : 청암 부인의 시동생 이병의의 장자이나 청암 부인의 양자가 됨.
– 강모 : 이기채의 아들로 청암 부인의 손자. 이씨 문중의 장손
– 허효원 : 강모의 부인. 청암 부인에 이어 이씨 가문의 종부가 됨.
– 강태 : 강모의 사촌형
– 춘복 : 이씨 문중의 지배를 받던 상민이나 후에 강실을 겁탈함.

줄거리

1930년대 말 전북 남원의 양반촌인 매안 마을에는 상민들이 사는 거멍굴이 있다. 이 마을의 상민들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간다. 매안 마을의 실질적인 권력자는 이씨 문중의 종부(宗婦) 청암 부인인데, 그는 혼인한 지 일 년 만에 청상이 되어, 남편의 동생인 이병의의 장자 이기채를 양자로 맞았다. 이기채는 청암 부인을 극진히 모시건만, 이들의 가세는 점점 기울고 만다. 이기채는 장가를 가서 아들을 낳았는데, 그의 이름은 강모이다. 그런데 종가의 장손으로 태어난 강모는 사촌 동생인 강실이를 좋아한다. 그래서 강모는 허효원과 결혼을 했을지언정 강실이를 잊지 못한다. 결혼 후 허효원 역시 강모에게 마음을 열지 않아, 이들은 5년간이나 합방을 하지 않는다. 이 때 강모는 징병을 피해 만주로 가게 되는 한편 청암 부인은 병세의 악화로 결국 죽고 만다. 사촌형 강태와 함께 만주에 도착한 강모는 그 곳에서 심진학 선생을 만나 참담한 고국의 현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심진학은 일본의 억압이 극에 달하더라도 그것에 굴복해선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한편 거멍굴의 상민들은 양반촌 사람들에게 억눌려 살아왔던 것에 대한 복수를 감행한다. 상민 춘복이는 이씨 문중의 강실이를 겁탈하고 이에 강실이는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인 1930-40년대 전라북도 남원의 한 유서 깊은 가문 ‘매안 이씨’ 문중에서 무너져 가는 종가(宗家)를 지키는 종부(宗婦)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상민 마을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만 17년간에 걸쳐 완성된 대하 소설인 이 작품은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도 전통적 삶의 방식을 지켜 나간 양반 사회의 기품, 평민과 천민의 고난과 애환이 생생하게 묘사되었으며, 소설의 무대를 만주로 넓혀 그곳 조선 사람들의 비극적 삶과 강탈당한 민족혼의 회복을 염원하는 모습 등을 담았다. 또한 호남 지방의 혼례와 상례 의식, 정월 대보름 등의 전래 풍속을 세밀하게 그리고, 남원 지역의 방언을 풍부하게 구사하여 민속학,국어학,역사학,판소리 분야 학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하였다. 일제의 가혹한 수탈과 악랄한 지배가 더욱 극성을 떨던 일제 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억압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꺼진 혼불을 환하게 지펴 올리고 우리 한국인들이 면면이 가꾸어 온 세시 풍속, 관혼 상제, 음식, 노래 등 민속학, 인류학적 기록들을 아름다운 모국어로 생생하게 복원해 내면서 대하 서사시적인 규모로 사건 중심이 아닌 이야기 중심의 소설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인 1930-40년대 전라북도 남원의 한 유서 깊은 가문 ‘매안 이씨’ 문중에서 무너져 가는 종가(宗家)를 지키는 종부(宗婦) 3대와, 이씨 문중의 땅을 부치며 살아가는 상민 마을 ‘거멍굴’ 사람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만 17년간에 걸쳐 완성된 대하 소설인 이 작품은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도 전통적 삶의 방식을 지켜 나간 양반 사회의 기품, 평민과 천민의 고난과 애환이 생생하게 묘사되었으며, 소설의 무대를 만주로 넓혀 그곳 조선 사람들의 비극적 삶과 강탈당한 민족혼의 회복을 염원하는 모습 등을 담았다. 또한 호남 지방의 혼례와 상례 의식, 정월 대보름 등의 전래 풍속을 세밀하게 그리고, 남원 지역의 방언을 풍부하게 구사하여 민속학,국어학,역사학,판소리 분야 학자들의 주목을 끌기도 하였다. 일제의 가혹한 수탈과 악랄한 지배가 더욱 극성을 떨던 일제 말기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억압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꺼진 혼불을 환하게 지펴 올리고 우리 한국인들이 면면이 가꾸어 온 세시 풍속, 관혼 상제, 음식, 노래 등 민속학, 인류학적 기록들을 아름다운 모국어로 생생하게 복원해 내면서 대하 서사시적인 규모로 사건 중심이 아닌 이야기 중심의 소설 장르를 개척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혼불’에 나타나는 인물의 계층성

이 작품에는 크게 두 계층의 인물군이 제시되는데, ‘매안 이씨 가문’으로 대표되는 양반 지주 계층과 이들에게 소작을 부치며 사는 ‘거멍굴’의 상민 계층이 그것이다. 이 두 계층은 이씨 가문이 몰락하기 전까지는 공생 관계로 어느 정도 그 관계가 유지되어 왔지만 일제 강점하에서 이씨 가문이 몰락하면서부터 그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한다.

혼불

전라도 방언으로 사람의 혼을 이루는 바탕으로 죽기 얼마 전에 몸에서 빠져 나간다고 하는데, 맑고 푸르스름한 빛을 띤다고 함.

제망매가

「제망매가」(祭亡妹歌)는 한 여성 명창의 가련한 죽음에 관한,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다.

생전 작가의 고백에 따르면, 실제로 있었던 일을 소재로 삼았다고 한다. 대단히 문학적이고 환상적이며, 리얼리즘적인 요소까지 간직한 소설이다. 전주와 완주가 주요배경이며, 특히 전주천 일대(한벽루-다가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 된다. 또한 이 지역의 민담과 설화, 민요, 굿 등 다양한 민속적 요소들이 생생하게 살아있어 전주시민의 필독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혼불 1부와 2부를 쓰는 과정에서 집필하였다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미완 장편소설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1983년 판이 간행된 이후, 신동아를 통해 『혼불2』가 연재되기 시작한 1988년 9월까지 작가에게는 약 6년여의 공백이 있었다. 제망매가는 바로 그 공백의 정중앙이라 할 수 있는 1985년 9월부터 1986년 4월까지 『전통문화』라는 잡지를 통해 총 8회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작가 최명희의 글 (「제망매가」 집필을 시작하며)

– 최명희는 연재를 시작하며 쓴 작가의 글을 통해, 어린 시절, 손을 잡고 맴을 돌다가 구령에 맞춰 짝을 이루는 놀이 <그대로 멈춰라>를 예로 들며, “금방 까지도 손을 잡고 노래 부르던 친구가, 안타깝게 끼여드는 손을 뿌리쳐 털어 내는 매몰찬 기운, 그리고 짝을 맞춘 아이들끼리 화려하게 뭉치던 경험은 꽤 충격적이었다. 어쩌다가 번번이 숫자를 놓치고 그냥 팽개쳐졌을 때, 햇빛이 쏟아지는 운동장은 얼마나 적막하고 서러운 것이었는가” 하며, “그것은 바로 제망매가의 한 여인이 바라본 쓰라린 이승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 “이제 그의 한 세상을 이야기로 쓰려 하면서 진심으로 염려가 되는 것은, 나 또한 지금까지 그를 무참하게 했던 다른 사람들처럼, 용렬하게도 다시 한 번 그를 떠밀어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할 수 있는 데까지 문화의 거대한 덩어리 바깥에서 호루라기 소리에 쫓기며 그가 홀로 처절하게 치르었던 고통에 대하여 증언하고자 할 뿐이다. 아무래도 생명은 문화와 숙명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것인가 물어보면서.”

『혼불』과의 「제망매가」 비교

이 작품과 『혼불』을 비교했을 때, 추출할 수 있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먼저 크로노토프의 차원에서, 두 작품 사이엔 일치점이 형성된다. 『혼불』 1부가 매안과 전주를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제망매가」의 무대는 판소리의 본향 전주 일원이고, 봉련과 “자”를 일치시킨다면 한 시대는 막을 내리고, 또 다른 위기의 시대가 밀려온다고 볼 수 있다. 서사 구조 차원에서도, 토픽 단위 진행 방식은 『혼불』과 크게 다르지 않다 . 여기에는 「제망매가」 역시 연재물이란 특성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혼불』과 「제망매가」 사이의 변별점은 인물에서 발생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하나같이 소리 광대 아니면 당골네로 신분 위계상 하층에 속하는 인물들이다. 이는 『혼불』 1부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것이라지만, 2~5부의 서사 진행과는 어느 정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봉련의 생부 임호근이 “성짜나 받은 집안 내림”이라고 하지만, 형편없이 몰락한 가계에 아편 중독으로 하세하였고, 이 서사 공간 내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토호 안재갑의 신분이란 것도 사실 보잘 것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문학박사 김병용은 자신의 박사학위논문 <최명희소설연구>를 통해 “제망매가는 완결감 있는 작품 혼불 1부가, 그 1부에 대해 메타 서사적 양상을 보이는 2~5부로 확산되는 도정의 중간에 서있다며, “이는 「제망매가」가 『혼불』 1부에 대한 반성적 성찰과 추후 집필하게 될 2~5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쓴 일종의 보론적(補論的)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본문

나오소사 나오소사아. 불쌍허신 김씨 망재 황자 받어 나오소사아. 청자 받아 나오소사아. 염불로 양식허고 활활은 근근만에 시왕(十王)가자 야력잔치 이 정성을 나섰으니이, 만판 진수(珍羞) 흠향(歆饗)허고 염불꽃을 꺾으로오 가자. 나오소사아 넋이로오고나. 넋인 줄을 몰랐더니 오날 보니 넋이로오세. 혼(魂)인 줄을 몰랐더니 오날 보니 혼이로고오나. 넋이 되야 오셨다면 넋반으다 모셔놓고, 혼이되야아 오셨다면 혼반으다 모셔놓고, 싯겨 처언도오〔薦度〕가자스라아. 진 옷 벗고 마른 옷 입고, 상탕(上湯)으 목욕허고 중탕(中湯)으 메를 짓고, 하탕(下湯)으 목욕헐 때, 쑥물 향물 청계에수〔淸溪水〕로 목욕재계 허신 후으, 꽃은 꺾어 머리에 꽂고 좌상부채는 품으다 안고, 처엉사초롱 불을 밝혀 시왕전(十王殿)으 가옵실 쩍, 염불 중생 되야 가시요오.
염불 한 자 외고 가면 법신(法身)이 된다압니다. 여엄불 한 자 못 외고 가면 귀이신이 된다압니다. 신에성반 염불 모두 다 듣고 가시요오. 이 세상으 나온 사람 뉘이 덕으로 생겼던가. 아버님전 뼈를 타고 어머님전 살을 빌어, 칠성님께 명(命)을 타고 제석님께 복을 빌어, 인생 일생 탄생트니, 불쌍허신 금일 망재, 인간 백년 다 산대도 잠 든 날과 병든 날, 근심 걱정 다 제허면 단 사십을 못 하는 세상, 하산명월(下山明月)이 되야 갔으니, 원혼이야아, 넋이로오고나. 엊그저께 살었을 쩍 일가 친구 서로 만나, 너 왔느냐 나 왔느으냐, 이리 앉소 저리 앉소, 한 잔 들소 또 한 잔 먹소 하더니마는, 어느새으 넋이 되야 적막공산(寂寞空山) 깊은 산에 친구없이 누웠은들 어느 누가 찾어 보며 어느으 누우가 말을 허리이. 일가친척 많단불로 어느 일가 날 찾으며 친구 벗네 많단불로 어느으 뉘가 나알 찾이랴아.
… 중략 …

장편 「祭亡妹歌」는 전통문화에 1985년 9월부터 1986년 4월까지 총 8회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미완성 장편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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