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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희
참 끈질기고 집요한 울음소리였다. 억척스럽게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잠오는 어린 아이가 혼자 눈을 부비며 점점 어둠이 덮여 오는 빈 방에서 공포와 지루함과 욕망 때문에 칭얼거리는 것같은 소리였다.
나는 섬유질처럼 질긴 그 울음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려 어느곳에서 아이가 울고 있는가 찾기 시작했다.
도대체 길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 방향조차 짐작하기 어려웠지만 어느 골목을 따라 한참동안 헤매다가 들판같이 휑한 공지(空地)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크고 작은 모랫더미가 무덤처럼 널려있고 그것들은 오후의 햇빛에 되쏘여 거울가루와 같았다.
어디서 아이가 울까.
이런 삭막하고 텅 빈 곳에 어린 아이가 있을리 없는데.
쏟아지는 햇빛을 손으로 가리며 울음 소리가 나는 곳을 찾노라고 두리번거리다가 온통 하얗게 바랜 채 다른 빛도 소리도 없는 어느 커다란 모랫더미 위에서 여섯달도 채 못되었을 어린 아이가 손등으로 눈을 부비며 어깨를 들먹이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얼굴과 머릿속, 목, 팔, 다리 할 것 없이 온통 땀과 모래로 범벅이 된 채 주저앉아 흡사 한없이 지루하고 무더운 여름 밤마루 위에 잠 든 어린 아이가 끊임없이 달려들어 물어대는 모기에 지치고 겨워 우는 것처럼 훌쩍이고 있었다. 「아가, 왜 울어?」

… 중략 …
전북대학신문 지령 400호 기념 동문 문예 특집에 콩트 [오후]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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