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꺼지자 집안은 별안간에 먹물 같은 어둠에 먹히듯 쏠리었다.
어디선가 생쑥 연기가 매캐하게 건너왔다.
모깃불 연기에 밀려 날아온 반디가
꽁무니에 싸라기만한 불을 밝힌 채 지붕 너머 쪽으로 사라진다.
반딧불이 사라지는 여름 밤하늘은 북청이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쪽빛조차도 느껴지는 하늘의 복판에 은하수가 흐르고 있다.
<혼불 2권 1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