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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10-03 00:39
(4일-6일·한벽문화관 일대)2019전주독서대전 기획전시
 글쓴이 : 최명희문학관
조회 : 362  

장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외침,
문학과 독서회와 재야강학(在野講學)으로 독립정신을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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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년 삼월에 독립만세 운동이 거국적으로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 용머리 고개를 하얗게 넘어오며 목메어 만세를 불렀지.
심진학은 말했다.
“오늘이 일본이 우리를 잠시 친 것 같지만, 우리를 지렁이로 폄하해서 군화발로 무참히 짓밟겠지만, 우리는 짓뭉개진 오욕에도 결단코 죽지 않을 것이네. 밟은 그 발보다 오래 살아서, 우리 이름 우리 혼을 이어갈 것이야. 개한테 물리어도 생살을 돋아나듯이.”
가슴에 꽃심이 있으니, 피고, 지고, 다시 피어.
∥최명희의 소설 「혼불」 중에서

○제목: 2019전주독서대전 기획전시
○내용: ①일제강점기, 전주·전북 문인의 빛나는 행적 ②작고작가전 ‘극작가 박동화’
○일시: 2019년 10월 4일(금)∼6일(일)
○장소: 전주한벽문화관 일대(전주독서대전 현장)
○주최: 전주시
○주관: 전주완산도서관·최명희문학관
“솔찬히 아고똥허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고똥하다’는 힘이 적은 사람이 상대의 의견이나 주장에 맞서 자기 뜻을 당당하게 표현하며 굽히지 않는 모습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 이 말에는 저항과 수난의 역사에서 길러진 이 땅 사람들의 기질이 담겨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험난한 세월, 항일(抗日)은 내 한 몸을 부서지게 바치는 순국(殉國)입니다. 불의에 대항하는 이곳 사람들의 처신은 분연히 일어나 싸우거나 목숨을 끊어 저항하거나 은둔하며 도를 지키는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의병항쟁과 살신성인의 의열과 민족교육운동과 저항의 글쓰기입니다. 선비들은 재야강학(在野講學)을 했고, 학생들은 핏속에서 끓어오르는 울분을 결집해 독서회를 만들었습니다. 문인들은 민족적 자각이 담긴 시와 소설로 위태로운 운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1919년 3월, 전북 곳곳에서 독립만세운동이 들풀처럼 번졌습니다.
햇볕에 떠오르면 역사이고 달빛에 잠기면 야사라 말합니다. 하지만, 참 의인의 삶을 보여준 이들의 행적은 달빛을 머금었어도 창연한 빛을 잃지 않았습니다.
2019전주독서대전의 기획전시 ‘일제강점기, 전주·전북 문인의 빛나는 행적’과 작고작가전 ‘극작가 박동화’가 4일부터 6일까지 한벽문화관과 완판본문화관 주변 야외에서 펼쳐집니다. 3·1운동 100주년에 맞춰 기획된 이번 전시는 △선비들의 재야강학(在野講學) △항일과 민족교육에 앞장선 종교 △학생들의 항일독서회 △문학인들의 삶과 문학작품 △전주·전북의 일제강점기를 그린 문학작품 등으로 나뉩니다.

 

확신을 하되, 나 자신의 오욕칠정을 위한 행위는 아닌 헌신. 그러나 그 헌신은 마치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무모한 짓으로 보일 수도 있으리라. 우리 독서회라는 모임도 마찬가지였겠지.
일본인 교사나 일본에 부화뇌동하는 조선인 교사의 눈을 피해서 아무도 모르게 은밀히 모여, 숨죽이며,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경위와 수탈, 폭압, 그리고 세계정세와 일본 국내 동향, 국내 국외의 독립 투쟁 현황들을 뜨겁게 이야기했으나, 그것은 한낱 힘없는 달걀들의 무모한 몽상이요, 벙어리 시늉일는지도 몰라.
눈멀고 귀먹어 민둥하니 낯바닥 봉창이 된 달걀, 껍데기 한 겹. 그까짓 것 어느 귀퉁이 모서리에 톡 때리면 그만 좌르르, 속이 쏟아져 버리는, 알 하나. 그것이 바위를 부수겠다, 온몸을 던져 치면, 세상이 웃을 것이다.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요, 달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바위는 부서져 모래가 되지만, 달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
저 견강해 보이는 일본 제국주의 철옹성, 살인적인 압박과 폭력도 달걀 한 개를 이길 수 없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우리는 믿었지. 달걀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이었어.
∥최명희의 소설 「혼불(10권)」 25∼26쪽


한 사람이 살아온 궤적은 결코 개인만의 것이 아닙니다.
삶을 수놓은 갖가지 풍경에는 그가 속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와 정신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은 가고, 작품은 잊혀도, 사람과 작품이 선사한 감동은 정신에 깃듭니다.
반듯하고 당당한 이들의 삶은 후세대의 든든한 버팀목이며, 결결이 새겨 놓은 위로이자 가슴 벅찬 자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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