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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9-08 11:04
10월 5일 오후 1시(향교문화관)_ 「혼불」로 읽는 일제강점기 전주
 글쓴이 : 최명희문학관
조회 : 421  
   http://jjbook.kr/web/page.php?pcode=28#program_ing_anchor1909021355460 [10]

*이 프로그램은 2019전주독서대전과 함께합니다.

참가 신청: http://jjbook.kr/web/page.php?pcode=28#program_ing_anchor19090213554602

(웹 문서 중간 쯤에 관련 소개 글이 있음. 네모난 파란화면 <신청하기>를 누르세요)


최명희의 소설 「혼불」은 암울하고 어두운 1930년대 전주와 남원, 만주를 배경으로 한다. 국권을 잃었지만 여전히 조선말의 정신구조와 문화를 지탱하고 있던 이중적 시대에서 처참하게 부서지고, 상처받고, 뒤집히고, 고뇌하며, 한없이 몸부림치지만 아름다운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특히, 일제강점기 전주의 풍경뿐 아니라, 전주고보 독서회를 비롯한 전주 사람들의 항일투쟁과 정신사가 담겨 있다. 소설 「혼불」 속 심진학의 강론처럼 ‘일본의 군홧발로 무참히 짓뭉개진 오욕에도 한민족은 결단코 죽지 않을 것’이며 ‘우리를 짓밟은 그 발보다 더 오래 살아서, 우리 이름과 우리 혼을 이어갈 것’이라는 믿음이다.
일제강점기 전주(전북)의 수난과 독립운동, 민족 수난의 시대를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 「혼불」. 견디고 웅크려 마침내 피워내는 힘, 꽃심의 이야기 소설 「혼불」



20191005.jpg

○주제: 「혼불」로 읽는 일제강점기 전주(전북)
○일시: 2019년 10월 5일 오후 1시 ∼ 2시 30분 (90분)
○장소: 전주향교문화관
○대상: 사전 신청자 및 2019전주독서대전 참가자
○출연: 

- 홍성덕 (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전주대박물관장)
 - 김병용 (소설가, 혼불학술상 수상자)
 - 최기우 (극작가, 최명희문학관 학예연구실장) 

○시노래 공연
- 작곡가·가수 유동만 씨가 박남준의 시 「봄날」, 박정만(1946∼1988)의 시 「어느 흐린 날」, 김수영(1921∼1968) 시 「거미」 등을 들려줍니다.

○주최: (사)혼불문학, 혼불기념사업회
○주관: 최명희문학관, 전주시립완산도서관
○후원: 남원시, 전주시, 전주MBC


1910년 팔월 이십이일, 경술국치, 한일합병이라는 역사의 거짓이 시작된 그날로부터, 1919년 삼월 일일, 거국적인 기미독립만세운동이 벌어지던 날까지 거의 십 년 간, 나라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자들조차도 스스로 놀랐을 만큼, 잔인하고 가혹한 탄압과 폭력적 동화정책에 만신창이가 되고 있었으니.
암흑의 세월이었다.
“일제는 허울좋은 내선융화, 내선일체를 내세우면서 소위 황국신민화(皇國臣民化)를 부르짖어, 우리 한반도를 자기네 일본 영토로 귀속시키고자 획책할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말살해서 민족적 열등의식을 조장하고, 우리의 민족의식을 마비 해체시켜 결국은 한민족을 일본인으로 만들어 버린다는 것이 그들의 최종 목적인데. 이때 한민족의 일본화라는 것은 우리 조선민족을 일본의 하층민으로 흡수한다는 것이었어. 경제적인 수탈을 위한 일차 생산자, 노예, 도구로서.”
어쩌다가 우리가 이 지경이 되고 말았는가. 탄식하고 자성하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이들의 식민지 침략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을 수가 없도록 비인도적이고 야비하고 무자비한 것인데.∥소설 「혼불」 중에서


우리 독서회라는 모임도 마찬가지였겠지.
일본인 교사나, 일본에 부화뇌동하는 조선인 교사의 눈을 피해서 아무도 모르게 은밀히 모여, 숨죽이며,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경위와 수탈, 폭압, 그리고 세계 정세와 일본 국내 동향, 국내 국외의 독립 투쟁 현황들을 뜨겁게 이야기했으나, 그것은 한낱 힘없는 달걀들의 무모한 몽상이요, 벙어리 시늉일는지도 몰라.
눈멀고 귀먹어 민둥하니 낯바닥 봉창이 된 달걀, 껍데기 한 겹. 그까짓 것 어느 귀퉁이 모서리에 톡 때리면 그만 좌르르, 속이 쏟아져 버리는, 알 하나.
그것이 바위를 부수겠다, 온몸을 던져 치면, 세상이 웃을 것이다.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요, 달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니. 바위는 부서져 모래가 되지만, 달걀은 깨어나 바위를 넘는다.
저 견강해 보이는 일본 제국주의 철옹성, 살인적인 압박과 폭력도 달걀 한 개를 이길 수 없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우리는 믿었지.
달걀에는 생명이 있기 때문이었어.
그 생명의 씨앗인 우리 역사를 배우고 싶은 학생들의 열망과 갈증은 목이 탈 지경이었네.
숨어서 배우는 내 나라, 내 조국의 탄생과 발전, 변천, 그리고 그 조국을 살다 가신 조상들의 생활이며 사상, 지역 사회의 특성, 남겨 놓으신 문화, 유물에 대하여 우리는 목메이게 울먹이며 한 자 한 자, 뜸을 뜨듯 배웠지. 뜨겁고 긴절한 화상(火傷). 핏줄로 스며드는 쑥뜸 연기에 우리는 말 못할 그 무엇의 숨결과 체취가 사무치게 그리워서 저리고, 데인 자리 상처의 아픔에 자지러져 몸서리쳤네. ∥소설 「혼불」 중에서


기미년 삼월에 독립만세 운동이 거국적으로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이 용머리 고개를 하얗게 넘어오며 목메어 만세를 불렀지.
그 자리는, 강모가 오유끼와 함께 살던 다가정의 다가봉 밑 용소(龍沼) 물살 바로 옆이었다. 그리고 곤지산 초록바우 깎아지른 벼랑도 냇물을 따라 한동안 몇 생각하면서 걸으면 닿는 곳에 있었다.
강태는 모골이 송연해진다.
강모 살던 동네가 역사에 그처럼 체화된 곳인 줄을 몰랐던 것이다.
“마치 좌청룡 우백호처럼 처연한 전설과 형장을 좌‧우에 끼고, 완산동은 홀로이 그리운 꽃 머금고 있어.”
심진학은 말했다.
“오늘이 일본이 우리를 잠시 친 것 같지만, 우리를 지렁이로 폄하해서 군화발로 무참히 짓밟겠지만, 우리는 짓뭉개진 오욕에도 결단코 죽지 않을 것이네. 밟은 그 발보다 오래 살아서, 우리 이름 우리 혼을 이어갈 것이야. 개한테 물리어도 생살을 돋아나듯이.”
가슴에 꽃심이 있으니, 피고, 지고, 다시 피어. ∥소설 「혼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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