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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5-13 12:13
제2회 혼불의 메아리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글쓴이 : 최명희문학관
조회 :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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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에 참여해주신 독자 여러분의 혜안에 놀라고 애정에 감동했습니다. 심사위원 모두 ‘혼불문학상 수상작 수준이 높고, 독자들의 독후감 실력 또한 상당하다는 걸 알고 무척 감명받았다.’는 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올해 공모전은 모두 475편의 작품이 접수됐습니다. 중·고등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고르게 참여했으며, 참여 지역도 국내·외(전북 27%, 전북 외 63%) 등 다양했습니다.
서른세 분에게만 수상의 기쁨을 드려 죄송합니다. 수상하신 분께는 축하를, 아직 수상하지 않은 분께는 위로를 보냅니다. 수상은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연도 있어야 합니다. 올해 수상하지 않은 분들은 아직 그 인연이 닿지 않았다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귀한 인연이 여러분을 기다릴 것이며, 우리 역시 여러분과의 가슴 벅찬 인연을 다시 기다립니다. 이번 공모전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여러분에게 뜻깊은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제3회 대회는 올 가을부터 시작돼 내년 봄에 마감합니다. 올해 작품을 수정·보완해서 제출해도 되며, 다른 작품으로 도전하셔도 됩니다. 혼불문학상 관계자들은 좋은 작품을 선정하고 알리는 일에 책임이 막중함을 느꼈습니다. 참여해 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제2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에서 「배후에 대한 사고실험, 그 예리한 상상력」를 쓴 엄수현(25세·경기도 구리시) 씨가 대상(상금 2백만 원)을 수상했습니다. 박주영 소설가의 <고요한 밤의 눈>을 소재로 한 엄 씨의 감상문은 ‘안정되고 논리적인 문장으로 대상 도서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그 작품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평을 얻었습니다.
우수상은 정미영(56세·서울시 양천구) 씨의 「숨살이꽃, 혼살이꽃들의 노래(프린세스 바리)」와 오은혜 (28세·전북 전주시) 씨의 「영원히 사는 길(나라 없는 나라)」이 차지했으며, 가작은 김나은(충남 천안시), 김대영(대구시 중구), 김민경(서울시 양천구), 김별(전북 익산시), 김선(경기도 시흥시), 김양희(부산시 북구), 김은옥(전북 김제시), 김정하(전북 전주시), 김현우(서울시 송파구), 김홍자(전북 전주시), 박미선(충북 청주시), 박선영(서울시 강서구), 박예진(전북 전주시), 박일천(전북 전주시), 양지영(전북 전주시), 오정순(서울시 강남구), 윤정현(대구시 동구), 이규인(대전시 유성구), 이윤재(대전시 서구), 이지은(경북 안동시), 이현정(전북 전주시), 전형(전북 전주시), 정현주(대구시 수성구), 조진아(서울시 동작구), 차서영(서울시 관악구), 최윤하(경기도 의정부시), 최윤형(대구시 수성구), 최형만(전남 여수시), 한아름(광주시 북구), 한주은(서울시 용산구) 씨가 수상하는 등 모두 서른세 명의 수상자를 냈습니다.

올해 대회는 총 475편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중·고등학생부터 80대 어르신까지 고르게 참여했습니다. 참여 지역도 국내·외(전북 27%, 전북 외 63%) 등 다양했습니다. 심사는 고영직(문학평론가·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이사), 문신(시인·우석대 교수), 송준호(소설가·우석대 교수), 정철성(문학평론가· 전주대 교수), 최기우(극작가·전주대 겸임교수) 등이 맡았습니다. 심사위원들은 “투고된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면서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이 우리 사회에서 말의 힘을 회복하고, 나날의 삶과 노동에서 문학의 힘을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적 형식으로 뿌리내리길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혼불문학상 수상작품인 「난설헌」, 「프린세스 바리」, 「홍도」, 「비밀 정원」, 「나라 없는 나라」, 「고요한 밤의 눈」, 「칼과 혀」,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을 대상으로 독후감을 모집한 이번 대회는 (사)혼불문학과 다산북스, 전주MBC, 최명희문학관이 함께 마련했으며, 매년 혼불문학상 수상작을 대상으로 독후감 대회를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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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3명 모음.JPG

수상소감_ 대상: 엄수현(25세·고려대학교 국어교육 4학년)
복판이 허한 겨울을 지냈다. 무엇이든 조용히 받아들일 시기이지, 무언가를 창출해 낼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일어나서 침묵하다 잠들었다. 언뜻 떠오른 생각이나 영감들은 언어의 형상을 갖추지 못하고 옅어져 갔다. 가끔 저릿했지만,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다.
겨울의 끝 무렵, 한 주 정도를 내리 앓았다. 그때 문득 이 아픔이, 미처 표현되지 못하고 죽어간 뜻들의 유언일 수 있겠다고 느꼈다. 흔적 없는 시간 위로 나의 삶을 기록해야겠다는, 부끄럽지만, 끝내 포기할 수 없는 낡은 욕망을 다시 꺼낸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때 즈음 대회를 알았다. 학교에서 책을 빌려 읽고, 생각하고, 조용히 썼다.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 모두에서부터 글쓰기를 추동해 갔던 이 시기에 나는 삶의 의미 비슷한 것을 간만에 느꼈다.
스스로를 전문적 독자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자발적 독자나 겨우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부족한 인간이 쓴 - 비평이라 말하기도 어색하고, 전문적 평론은 더더욱 못 되는 이 부끄러운 감상을 좋게 읽어 주셨다니 깊이 감사드린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찰나의 즐거움이라도 주었다면 비록 졸문이라도 기쁜 법이다. 글은 결국 ‘가식과 위선으로 덮인 세상에서 스스로를 보존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자기 진술의 방법’이다. 그리고 지금껏 배우고 공부한 것들이 적어도 죽은 지식은 아님을 알려오는 脈이기도 하다. 그것을 원고를 쓰며 체감했다.
나는 영리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세상 물정이나 사회의 논리는 잘 모르고, 그저 읽고 쓰는 일에 즐거워하는 어리숙한 사람이다. 그런 내게 가르침을 주시는 분들께, 그리고 나의 미성숙을 용인해 주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적어도 나쁜 인간은 되지 않겠다고 지면에서나마 약속한다.



수상소감_ 우수상: 정미영(56세·교사)
『프린세스 바리』를 읽는 내내 바리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이내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내내 마음이 아렸습니다. 또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릅니다. 이 땅의 바리를, 바리들을 잊고 살아서일 것입니다.
‘굴뚝‘으로 상징되는 이 시대의 비정규직 노동자, 하청 노동자들의 핍진한 삶도 심장을 후벼왔습니다. 제가 『프린세스 바리』에서 청하의 죽음을 만났을 때, 소설 밖 세상에는 안전하지 못한 곳에서 일하다 돌아가신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겨우내 연신 보도되곤 했습니다.
『프린세스 바리』는 현실을 직면할 수 있도록 제 눈과 고개를 제 위치로 돌려놓았고 잠들어 가던 제 영혼을 깨워놓았습니다. 그러니까 혼이 빠져나가고 있던 제 몸에 ‘혼불’을 잡아다 꼭꼭 붙들어 매준 셈이지요. 그래서 박정윤 작가님이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부족하지만 이 땅의 바리들, 연슬, 화얌과 나나진, 산파와 토끼 할머니, 그리고 청하와 바리, 바리데기들에게 ‘숨살이꽃, 혼살이꽃의 노래’란 작은 글로, 위로와 위안 온기를 저는 꼭 전해 드리고 싶었답니다. 이 보잘것없는 작은 노래가 그분들의 가느다란 숨결에 따스하게 가 닿기를 진정으로 소망해 봅니다.
앞으로는 더더욱 작고 여린 것들과 손잡고, 보듬고, 싸안으며, 연대하면서 사부작사부작 살아갈 것입니다. 작은 기회를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수상소감_ 우수상: 오은혜 (28세·대학원생)
어린 시절 동화작가가 되기를 꿈꿨다. 10대 청소년 시절엔 시와 문학을 사랑한, 감수성 넘치는 문학소녀였다. 20대의 끝자락에 선 지금, 나는 (문학도가 아닌) 정치학도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책 속에서 나는 가장 자유롭고, 가장 행복하고, 가장 평화롭고, 가장 만족스럽다. 책을 지독하게 사랑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내가 책장에서 꺼내 드는 책들의 장르는 꽤 많은 변화를 겪어 왔다. 십 대 땐 문학과 역사에 빠져들었다면, 대학에 들어간 후론 전공 공부의 영향인지 주로 논픽션과 사회과학 분야에 집중된 독서를 해왔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심사 탓에 문학이 저만치 내 삶으로부터 멀어져 가는지도 나는 알지 못했다.
소설 자체를 얼마 만에 읽은 것인지 모르겠다. 문학에 가슴 뛰던 말랑말랑한 심장이 어느덧 딱딱하게 굳어져 가고 있는지도 느끼지 못하던 나날 속, ‘혼불의 메아리’는 문학을 잊고 있던 내 가슴을 다시금 뛰게 해준 경험이었다. 소설 『나라 없는 나라』를 읽으며 문학작품이 주는, 문학작품만이 줄 수 있는 고유의 결 속으로 빠져들었다. 소설 하나가 그 어떤 교과서나 강의나 전공 서적이나 다큐멘터리보다도 더 사람과 그들이 모여 살아가는 세상을 이토록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구나, 하고 깨닫게 해준 작품이었다. 사람 개개인의 본성과 그 사람들이 모여 이루는 사회를 연구하려는 정치학도로서 더더욱 문학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궁극적으로 문학과 역사와 정치와 경제 등등 모두 본질상 하나임을. 그래서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일수록 궁극적으로 문학을 읽어야 하며, 역사도 문학작품 안에 담기면 피와 살이 통하는 생명력을 얻고 우리에게 다가온다는 것을.
교과서 흑백사진 속 전봉준의 강렬한 눈빛에 담긴 그의 영혼과 염원을 소설 『나라 없는 나라』는 너무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작품을 읽는 동안 단숨에 읽어 내려가는 대신 문장 하나하나를 음미했듯, 작품에 대한 감상문을 쓰는 동안에도 꽤 오랜 시간에 걸쳐 내 마음 속 우물로부터 한 문장 한 문장을 최선을 다해 길어 올렸다. 한 구절을 생각하는 데 며칠이 걸리기도 했으며, 섬광처럼 문장이 스치고 지나가면 혹여 놓칠세라 부리나케 적어두기도 했다. 그것이 소설 속 한 문장 한 문장으로 내 마음을 울린 작가에 대한 독자로서의 예의이자, 앞선 시간을 실제로 분연히 살다간 이들에 대한 후손으로서의 예의라는 생각으로, 한 자 한 자 정성껏 길어 올렸다. 공모전을 통해 세상에 조심스레 내놓은 감상문이었으나, 동시에 나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이기도 했다.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과 잊으면 안 될 이야기들을 스스로 기억하려고 글을 썼더니,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 수상이라는 잊히지 않을 순간을 선물로 받았다. 앞으로 무슨 삶을 살든 어떤 공부를 하든, 가슴에 늘 문학과 역사를 향한 뜨거운 덩어리를 간직하며 살라고 주신 귀한 선물인 듯싶다.

 


심사평 1.

지난해에 이어 열린 ‘제2회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에는 전북 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수준 높은 투고작이 다수 참여하였다. ‘쓰는 자의 시대와 읽는 자의 시대, 경계의 만남’을 표방한 혼불문학상 수상작 감상문 공모전의 참여 열기를 보여주는 것 같아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혼불문학상 수상작의 수준 또한 작품의 질이 높아지고 있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미적 돌파구를 여는 창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또한 높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문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투고된 작품들의 수준은 매우 높았다. 다만, 『나라 없는 나라』, 『프린세스 바라』 같은 혼불문학상 수상작을 단순히 내용 요약하는 식의 글쓰기를 위주로 한 감상문은 선정에서 제외하였으며, 수상작 텍스트 안과 바깥을 연결하며 작품과 세상에 대한 자신의 사유와 식견을 보여주는 투고작들을 선정하였다. 또한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감식안을 보여주는 비평안도 중요하겠지만, 작품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유로운 에세이 형식을 보여주는 ‘가독성’ 있는 작품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대상 수상작 선정을 둘러싸고 심사위원들 간에 치열한 토론이 있었음을 여기 밝힌다.
혼불의 메아리 공모전이 우리 사회에서 말의 힘을 회복하고, 나날의 삶과 노동에서 문학의 힘을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적 형식으로 뿌리를 내리길 기대한다. 그런 문화적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문학공화국의 시민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작가 최명희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현재화의 과정이 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투고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 ∥고영직 (문학평론가)


심사평 2.

응모자 모두 각자의 상황에서 주체적으로 소설 읽기를 한 것 같았다. 오랫동안 읽고 쓰기에 공을 들였다는 인상을 받았다. 잘 읽고 잘 쓰고자 하는 열망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만, 대체로 소설을 소설답게 읽어낸 경우는 드문드문 찾아왔다. 뭔가 아는 체하고 싶은 욕구가 글을 통해 보일 정도로 다양한 이론으로 소설을 해체해버리는 독후감도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럴 경우 적확한 독법에 이른 경우는 많지 않았다.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자신의 삶을 소설 읽기에 투영해가는 독후감이 주류를 이루었다. 응모작을 읽으면서 자기의 눈(관점)을 분명하게 드러낸 응모작들에 관심이 갔다. 어설프게 다른 사람들의 발언을 흉내 낸 작품, 조금 아는 것을 부풀려 잔뜩 힘이 들어간 작품은 글 자체가 경직되어 있었다. 작품을 읽어낸 결이 드러나지 않고 그 결을 깎아낸 대패(이론)가 전면에 부각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다.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거나 사건의 추이를 따라가며 중계방송하듯 쓴 응모작에는 눈길이 오래 머물지 않았다.
독후감 스타일은 필연적으로 대상 도서의 스타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고요한 밤의 눈」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은 논리적이고 건조한 글쓰기가 우세하지만, 「난설헌」의 경우는 여성적 정서가 우울하게 반영된 독후감이 많았다. 각각의 스타일을 충분히 만족할만한 응모작을 만나기를 기대했고, 어느 정도 그 기대에 부합한 것 같다.
응모작들의 수준은 다른 독후감 공모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심사 과정에서 독후감이 읽는 사람과 책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유와 감각의 치열한 상호작용을 본질로 한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그것이 응모자가 대상 도서를 충분히 소화하고 또 그 작품에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응모작을 선정한 이유다. ∥문신 (우석대 교수·문학평론가)


심사평 3.

독후감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독후감 공모전 심사에 참여해서 글을 읽을 때마다 드는 의문이다. 그 답을 스스로 만든다. 독후감은 책을 읽어가는 과정에서 느낀 점을 정리해서 쓴 글이라는 것, 그리하여 독후감은 감상문(感想文)이라는 것, 그것이 독자의 삶에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심사의 잣대 역시 이것이어야 한다는 것.
「프린세스 바리」(정미영)의 감상은 따뜻하다. 풍부한 독서 경험을 통해 작중의 다양한 인물을 밀도 있게 연결하는 솜씨도 만만치 않다. 내 삶의 과정에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서술도 돋보인다. 세 작품 가운데 제일 감상문답다. 다만 문체의 안정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다. 이것을 심사에 어떤 식으로 반영해야 할지 무척 고민이었다.
「나라 없는 나라」(오은혜)의 감상은 격정적이다. 대상 작품의 성격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문체도 안정되어 있다. 글을 지속해서 써온 솜씨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중의 인물들을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따뜻하게 혹은 냉철한 눈으로 바라보고 그걸 내면화시키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고요한 밤의 눈」(엄수현)의 감상은 논리적이다. 이 또한 작품의 성격과 관련이 매우 깊을 것이다. 세 글 가운데 문체가 가장 안정되어 있는데, 오히려 이것이 독후감으로서는 약점일 수 있다. 독후감이란 무엇인지, 평론과의 경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글이다. 최종 심사의 모든 권한이 오롯이 내게 주어진다면 선택은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느끼고 생각하는 존재다. ‘느낌’과 ‘생각’이야말로 삶의 본질이며, 글은 살아가면서 얻은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느끼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과 글쓰기를 통해 진정 인간다운 삶을 추구한 모든 참가자에게 존경을 표한다. ∥송준호 (우석대 교수·소설가)


심사평 4.

어떤 노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향을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나고, 똥을 닦은 종이에서는 똥내가 난다. 소설을 읽고 쓴 글에서는 소설의 향기가 났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독후감을 읽으면서 저는 우리가 모두 각자의 방법으로 글을 읽는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재확인하였습니다. 소설의 향기가 이렇게 다양하게 전파된다는 것을 체험하게 해 주신 글쓴이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독후감을 쓰는 독자들은 소설을 읽으면서 작품을 읽는 것이 아니라, 종종, 자기 자신을 읽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험은, 특히 유사한 경험은, 공감을 그리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바탕입니다. 이렇게 즐기는 것도 작품 감상의 효용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설이 허구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소설의 세계는 또 다른 세계라고 합니다. 우리는 소설가에게 그 세계를 완벽하게 구성하도록 요청합니다. 완벽한 허구의 세계 속으로의 몰입이 우리의 현실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의미의 발견이 우리의 의식을 확장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심사자의 임무가 가려 뽑는 악행이라서 부득이 경험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을 요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족을 덧붙입니다. 혼불문학상의 수상작 여덟 편에 대한 관심이 거의 균등하다는 것을 보고 저는 혼불문학상이 여성성과 역사에 매몰되어 있다는 세간의 추측이 오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점을 확인해 주신 글쓴이들에게 다시 감사를 올립니다. ∥정철성 (전주대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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