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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9-28 17:18
최명희청년소설문학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글쓴이 : 최명희문학관
조회 : 183  


수상자.jpg

혼불기념사업회·최명희문학관과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가 함께 주관하는 2017 최명희청년소설문학상 시상식이 27일 전북대학교 총장실에서 열렸습니다.
대학 부문 수상자는 <오버 더 레인보우>를 쓴 송가을해(경희대 국어국문과 4학년) 씨가, 고등 부문 수상자는 <손가락 위 가족>을 쓴 오태연(용산고 3학년) 학생이 영예를 안았습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내 최대 문학공모전답게 올해도 116명 121편이 출품돼 치열한 경합을 벌였습니다. 특히, 올해는 상금을 인상, 대학 부문은 300만원, 고등 부문은 200만원으로 확대, 운영됐습니다.
심사는 이광재(소설가), 최기우(극작가), 서철원(소설가), 김소윤(소설가)가 맡았습니다. 소설 대학부 당선작은 완성도가 높고 문장력이 뛰어나 많은 점수를 받았으며, 고등부 수상작은 장애인 형을 둔 화자를 중심으로 가족의 심리와 사회의 시선 등을 차분하게 풀어가 당선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 대회는 1955년 전북대신문 창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와 논문을 공모했던 <학생작품 현상모집>이 모태입니다.

 


수상소감_ 송가을해 “한겨울 창밖의 누군가”

가을이 되면 손발이 차진다. 손이야 잡아서 덥혀줄 누군가를 찾으면 되지만, 발은 좀처럼 따뜻해지지 않는다. 겨울로 접어들면 난로 가까이 발을 대고 있어도 소용없다. 내 발끝이 맨살에 닿으면 사람들은 깜짝 놀라곤 한다. 앗, 발이 시체처럼 차가워.
발끝에서부터 저릿한 기운이 몸을 타고 올라온다. 배가 아픈 것 같기도, 단지 불안한 것 같기도 하다. 숨이 가빠진다. 이유는 없다. 구멍 없는 지퍼백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헥헥대기 시작한다. 침대 매트리스를 밟고 올라서서 창문을 연다. 한겨울의 칼바람이 몰아쳐 들어온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파트 화단에 심겨진 벚나무 한그루가 있다. 뻗어 나온 마른가지가 코를 찌를 것 같다. 숨을 쉰다. 저 멀리 깜깜한 가운데 반대편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홀로 불을 켠 창이 하얗게 빛나고 있다. 그 창가에 서 있는 윤영이 보인다. 이 짧은 이야기는 거기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그녀를 바라보지만 그녀는 좀처럼 나를 볼 생각이 없다. 내가 보이지 않니, 나는 손을 휘휘 젓다가 이내 포기한다. 다시 창문을 닫는다.
겨우내 발이 얼어있는 내게 관심을 가졌다면 당신은 속은 거다. 내 아픔은 거짓말 덩어리니까. 그만큼 아프지도 않으면서 징징대는 거다. 하지만 윤영의 이야기를 전하는 나를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곤란하다. 그녀는 나보다도 진짜니까.
이제 또 겨울이 온다. 눈 깜짝할 새 해가 지고 찬바람이 불 것이다. 몸을 꽁꽁 싸맨 사람들 틈에서 길을 잃고 두리번거리는 윤영을 알아봐 주셔서 감사드린다. 그녀가 언젠가 길을 찾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들어주신 서하진 교수님과 문예창작단 친구들, 그리고 고독한 글쓰기 식구들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내가 혼불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글을 쓰기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 부지런히 숨을 쉬어야 한다. 부족한 글을 눈여겨 봐주신 최명희 청년문학상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그 다짐을 전한다.

 


수상소감_ 오태연 “당신의 병원은 어디인가요”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 윤동주시인
아프다고 말하는 게 두렵습니다. 내가 아프다고 말한 게 사실이 아닐까봐, 남들이 보기엔 그냥 꾀병 일까봐 두렵습니다. 그래서 정말 꾀병을 부렸습니다. 뜨거운 수건을 이마에 올리기도 하고 손가락을 깨물어 붉게 만들었습니다. 의사가 청진기를 내 배에 가져다 댈 때마다 얼굴을 붉혔습니다. 창피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나를 이상하게 볼까봐 두렵습니다.
그런 제게 힘이 되어 준 건 가족입니다. 물어 벌게진 손가락을 붙잡고는 후후, 불어주었습니다. 무언가가 날아가라는 듯이. 그건 제게 주문처럼 다가왔습니다. 욱신거리는 손가락이 마치 내가 상처를 먹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글을 쓰기 전 손가락을 물었습니다. 그래야지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누구에게나 더 아픈 손가락이 있고 모난 손가락도 있단 걸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아무리 모난 손가락이어도 정작 깨물면 아픕니다. 그게 가족인 것 같습니다. ‘손가락 위 가족’에서 전 항상 모난 손가락이었습니다. 글을 쓰려고 하면 이제 손가락이 아픕니다.
가끔 이 세상이 소중한 무언가를 잃고 있단 생각을 합니다. 가족 해체는 그 중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그걸 어떻게 해결하고 싶은데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가족의 입김처럼 마법을 부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손가락 위 가족」도 마법을 부리듯 썼습니다. 가족, 가족. 작 중 형의 마음처럼 아픈 손가락을 얹고 썼습니다.
손가락에 밴드를 붙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자주 생각합니다. 상처가 잦으면 잔상처가 아무렇지 않아지는 게 아니라 그 상처보다 더 아픈 상처가 있어 무뎌진다는 걸, 그렇기에 무뎌진다는 건 아픔을 생각하려하지 않는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걸 느낍니다.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밴드를 붙이고, 글을 씁니다. 왠지 그게 해결방안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무뎌지지 않는 글을, 아픔을 생각하는 글을 쓰겠습니다. 꾀병을 부리며 누군가의 마음에 오랫동안 붙을 수 있는 글을 쓰겠습니다. 저를 아프게 해준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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