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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7-10 17:09
기획전시 <푸른 쪽빛에 담긴 이야기>(작가 한숙)
 글쓴이 : 최명희문학관
조회 : 1,400  

최명희문학관이 기획전시 <푸른 쪽빛에 담긴 이야기>를 마련했습니다. 초대작가는 화가 한숙 씨(43)입니다. 그는 「혼불」을 읽고 떠오른 감상을 쪽물감이 담긴 낡은 천과 한옥고재에 담았습니다. <청호를 그리며>와 <들풀>입니다. 벌써 인기입니다.

작품_1 <청호를 그리며>(지름 290㎝, 재료: 낡은 천과 명주실, 쪽물감)
작품_2 <들풀>(재료: 한옥고재와 아크릴물감)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사는 삶을 위한 저수지 ‘청호’

촌스럽게만 여겨지던 내 유년의 언어들….
소설 「혼불」의 언어는 부모의 말이었다. 책장을 넘기며 어둡던 시골길이 떠올랐다. 고향집 앞산으로 ‘혼불’이 보였다던 언덕 ‘황서번데기’도 어렴풋했다. 한 줄 한 줄 읽을 때마다 동네 할매들의 억양도 그대로 들렸다. 외가가 남원시 사매면이고, 친가가 장수군 산서면인 내가 지금은 한벽루와 오목대가 가까운 전주시 서학동에 살고 있으니 「혼불」의 배경이 온통 내 삶에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더 특별한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혼불」이 말하고자 하는 여러 의미 중 하나는 민중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의지다. 오랜 고민 끝에 ‘청호’가 그려졌다. 청호저수지는 모두 함께 잘 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청암부인과 마을 사람들은 그 마음을 청호저수지에 담았다. 이들이 힘을 합쳐 만들었던 청호저수지가 「혼불」의 시작이고 미래가 아닐까 생각했다. 역사의 풍랑에 떠돌던 영혼들이 닿을 새로운 미래도 ‘청호’에 있지 않을까.

하늘빛과 옥빛을 담은 푸른 쪽빛에 담긴 이야기들….
두 달여의 작업 기간. 작품 속 청호저수지가 그랬듯 여럿이 함께 힘을 합쳐 만들어 보고 싶었다. 염색전문가인 이지민 작가와 친구를 맺었다. 우리네 전통기법인 쪽염색을 선택한 이유는 청호저수지에 담긴 물의 깊이와 빛깔과 마음을 물감으로 표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민 씨와 염색작업을 함께 하면서 사라지고 변하는 것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는 이유도 우리가 소멸의 의미를 알게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서학동에서 같이 작업하는 도예가 유애숙 씨의 어머니가 남긴 모시옷도 내게로 왔다. 오래 입으려고 풀까지 빳빳하게 먹인 치마와 저고리. 애숙 씨는 청암부인과 「혼불」 이야기를 듣고 작년에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의 귀한 유품을 선뜻 내어 준 것이다.
바느질 작업은 서학동 할머니들과 함께였다. 마당에 평상을 펴 놓고 바느질을 하고 있으면 동네아주머니들이 찾아와 한마디씩 말을 거들다가 어느새 바늘을 가지고 천 한 귀퉁이를 잇고 있었다. 둥그렇게 모여앉아 한 땀 한 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각조각, 마디마디, 이어붙인 낡은 천들마다 그이들의 솜씨와 수고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라지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
소개하는 작품은 <청호를 그리며>와 <들풀> 두 가지다.
재질과 두께가 다른 천들을 쪽염색하고 이어 붙인 작품이 <청호를 그리며>다. 빛을 투과할 때 작품이 가장 아름다운데 설치 여건상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들풀>은 「혼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한옥 고재로 표현했다. 청암부인과 효원, 강모와 강실… 지체가 높든 낮든, 행실이 바르든 그르든 꽃으로 피워내고 싶었다. 서러움과 아픔을 담아 소박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꽃으로 피우고 싶었다. 천연염색을 하고, 목각에 색을 입히면서 “사라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냐?”라고, “변하는 마음조차도 아름다운 것 아니냐?”라고, “사라지는 모든 것이 아름답다.”라고 말했던 건 그 때문이다.

전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작가 한숙은 1998년 첫 개인전 <유년의 기행>을 시작으로 2016년 <소녀상을 위한 기도>까지 여덟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여러 초대전과 단체전을 통해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 <지속과 확산>, , <전북민예총>, <전북민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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