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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7-04-15 10:34
꽃피는 봄날, 안녕하십니까? 최명희문학관 관장 장성수입니다
 글쓴이 : 최명희문학관
조회 : 2,457  







……. 어찌 보면 한 사람의 인생도, 혹은 예술의 길도, 나아가서는 한 나라의 역사도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자기가 가야 할 길이 있는데도, 고달프고, 지루하고, 믿을 수가 없어서, 이리 저리 방황하며 남의 노선 버스를 기웃거리고, 편승도 해보고, 그러다가 중도에서 내리고, 그러다가 드디어는 엉뚱하고 낯선 길에서 헤매다 길을 잃어버린다. 제 갈 ‘길’을 지킨다는 것은 곧 자기를 지키는 일이 아닐까, 설령 그것이 더디고 힘이 든다 할지라도, 그러면 그럴수록 때를 기다리는 우직함이 아쉬워진다. ……. /최명희의 수필 「버스를 기다리며」의 한 부분



요즘 최명희 선생의 수필을 읽고 있습니다. 부질없이 일에 쫓기면서 언제 한 번 마음놓고 앉아 있어 본 일도 없건만, 돌아보면 살아온 자리는 늘 무너진 것처럼 허전합니다. 그러나 그 허전한 자리에도 해마다 피는 꽃들이 있어 세월이 화사하게 느껴지는 것이겠지요. 이번 봄에는 다른 곳말고, 건지산 중턱 선생의 무덤가에 가봐야겠습니다. 매번 흩날리던 꽃들은 푸른 하늘을 날아 소리 없이 지고 있는지, 이맘때면 선생이 그리워 찾던 분들은 여전한지……,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 꽃피는 봄날이니까요.

안녕하십니까? 최명희문학관 관장 장성수입니다.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듯 글을 쓴다고 했던 작가가 있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도 오직 스스로 점화한 혼불만 생각하더니 내 뼈는 내가 일으켜 세우리라, 평소 언급한 것처럼 마침내 소설사의 드높은 횃불이 된 소설가, 최명희입니다.

최명희문학관이 오는 4월 25일 개관 1년을 맞았습니다. 벌써, 1년입니다.

선생은 생전 아름다운 조각품을 볼 때, ‘그 아름다운 조각품이 태어나기 위해 떨어져나간 돌이나 쇠의 아름답고 숭고한 희생을 우러르며 가슴 아파했고, 흐드러지게 피어 아름다운 동백꽃만큼 그 둥치에 낀 이끼의 생명력을 소중히 여겼다’고 하지요. 최명희문학관 운영은 선생의 이러한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만, 1년여를 지나는 동안 분명 예상치 못한 빈곳과 허허로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동안 묵묵히 성원해 주신 선생님께 문학관 소식도 전하고, 감사의 인사도 올리기 위해 지면을 빌었습니다.

문학관은 내내 분주했습니다. 전북대 최승범 교수님과 소설가 김훈, 드라마작가 이금림씨 등을 모셔 초청강연을 열기도 했고, 「혼불」을 새롭고 다양하게 해석하는 <혼불읽기세미나>도 진행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5월 김용택 시인과 뜻을 함께 한 시인·작가 38명이 인세 1% 나눔 협약에 참가했던 일과 당일 수익금 208만원이 참석자 모두의 명의로 기부되었던 기억은 우리들 스스로 따뜻해진 시간이었습니다.

매 달 선생의 작품 중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소설과 미완성 장편소설, 수필과 칼럼, 강연록 등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문학세미나를 진행하면서 큰 반향을 얻기도 했으며, 관람객 및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문학강연>과 <번개 문학강연>이란 이름으로 진행한 비정기 문학강연도 50회가 넘었습니다.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과 연계해 겨레말사전편찬위원회의 세미나를 유치했고, 서울 지역 작가 50여명을 초청해 도내 문학청년들과 만남을 이어내기도 했습니다.

<혼불문학기행>으로는 꽤 많은 시민을 만났습니다. 그 중 <최명희의 작품으로 읽는 전주천>을 테마로 한 기행은 전주문화재단의 우수기획사업공모에 선정되었으며, 저소득층 자녀 초등학생 150여명과 함께 한 기행은 지난 3월 제1회 지역문화NGO포럼에서 지역문화활동 우수사례로 선정돼 ‘아름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다행한 일은 최명희 선생의 (사라진 혹은 잊혀진) 많은 작품을 찾아냈고, 정리되고 있으며,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작업이 최명희 선생만이 아니라, 작고작가를 포함한 지역 내 모든 작가들에 대한 자료수집과 연구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바람입니다.

개관 1년을 기념하는 일이 결코 작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화려하고 성대한 기념식보다 소박하지만 실하게 21일(토) 오후 4시, 개관 1주년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최명희 선생의 고교시절 스승인 오세영 시인(서울대학교 교수)을 모시고 귀한 말씀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전주는 고향과 같은 곳이다”고 늘 말씀하시는 오세영 시인은 전주신흥중고등학교를 나와 전주기전여고에서 잠시 교사생활을 하기도 했지요. 강연이 시작되기 전, 조촐하게 개관 1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입니다.

문학관 앞마당에 지난 1년을 추억하는 사진전도 마련했으며, <문학엽서쓰기>와 <전북지역 시인·작가들의 친필원고-서체 따라 쓰기> 등 시민을 위한 여러 체험행사도 있습니다. 또 정호승·안도현·김병용 등 시인과 작가들이 중·고교를 찾아 미래 문학의 동량들과 최명희 선생의 삶과 문학의 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입니다.

선생님! 경기전을 산책하듯이, 언제든 최명희문학관에 들러주세요. 책 한 장 넘길 때처럼 문학관 자료를 천천히 살펴주세요. 문학관 앞마당에 꽃도 심어주시고, 가끔 들러 풀도 뽑아주셨으면 합니다. 이 곳은 우리 모두가 함께 가꿔나가야 할 우리 모두의 공간이니까요. 그렇게 한 번 들러주실 때마다 문학관은 선생님의 그 사랑으로 더욱 더 내실 있는 문학의 터전이 될 것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앞으로 자주 찾아주실 것을 또 한 번 부탁드립니다. 더욱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최명희문학관이 되겠습니다.


2007. 4. 13.
최명희문학관 관장 장성수, 기획실장 최기우, 직원 정성혜·조태현, 뜻 모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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