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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5-15 21:22
[김해뉴스 20190516]역사의 아픔, 혼불로 녹여낸 소설가
 글쓴이 : 최명희문학관
조회 : 38  
   http://www.gimha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828 [3]

 


매체: 김해뉴스

날짜: 2019년 5월 16일

제목: 역사의 아픔, 혼불로 녹여낸 소설가

출처: http://www.gimha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7828

쓴이: 정순형 선임기자


 

 

▲ 전주 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최명희 문학관. 황톳빛 돌담에 검은 기와를 얹은 분위기가 차분하다.

 

 

근대사의 격랑 속에서 전통적인 방식을 지켜온 사람들의 삶과 고뇌를 그려낸 소설 '혼불'의 작가. 일제의 침략에 나라를 잃었던 사람들이 비극적인 삶을 살면서 빼앗긴 민족혼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가 최명희의 작품세계를 알려주는 문학관은 전북 전주의 한옥마을에 자리 잡고 있었다. 황톳빛 돌담에 검은 기와를 얹은 전통 한옥으로 꾸며진 최명희 문학관. 입구를 지키는 '느린 우체통'에는 작가의 어록이 걸려 있다.

"나는 보랏빛 우체부가 되고 싶다. 기계의 부품이 톱니를 물듯, 썰렁한 손과 손 사이에 체온을 전해주고 싶다. 끊임 없이흐르는 강물처럼 꿈과 기다림을 심어주고 싶다"   

작가 최명희는 자신이 쓴 '소설'을 읽는 사람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편지글'로 생각한 것일까. 마당으로 들어가면 몽당 연필을 닮은 장승들이 놓여 있다. 끝없이 쓰고 지우기를 거듭하면서 글을 써야하는 소설가의 숙명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 몽당연필을 닮은 장승. 끝없이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작가의 숙명을 암시하는 것일까.

 

 

몽당 연필 위편에 세워진 흑판에는 작가의 작품에서 뽑아낸 '오늘의 필록'이 적혀 있다.


 

▲ 열일곱 소녀처럼 표정이 해맑았던 작가 최명희.



일제강점기, 민족혼 지켜낸 사람들    
가슴 속 깊은 곳에 간직한 불덩어리

도란도란 대화 나누듯 적어낸 사연  
느린 우체통 지키는 보랏빛 우체부

손과 손 사이 따뜻한 기운 전해주며
꿈과 기다림 심어주고 떠난 작가





"강설이 내리고 스러지는 봄눈 같이, 안타까운 꽃잎들이 이쪽에서 웃으며, 새 그릇에 꽃밥을 담았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글발에서 열일곱 소녀처럼 해맑은 정서가 엿보인다.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자 자신의 '넋이 찍히는 무늬'라고 했던가.

전시실 입구 현관에는 작가가 대표작 '혼불'에 덧붙인 후기에 실린 작가의 말이 걸려 있다.

"웬일인지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한 마디 한 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 최명희가 남기고 떠난 작품들.

 

 

전시실 안쪽에는 작가 최명희가 걷다간 발자취를 소개하는 연보가 걸려 있다. 1947년 전북 전주시 회원동에서 태어난 작가는 고향에서 초·중·고교를 거쳐서 전북대학교를 졸업한다. 이후 서울로 올라가 보성여고 국어 교사로 일하던 1980년, 서른세 살 때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쓰러지는 빛'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첫발을 디딘다. 그 이듬해인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전에 대표작 '혼불' 제1부가 당선되면서 단숨에 인기작가의 반열에 오른다.

 

그렇게 시작된 작가 최명희와 소설 '혼불'과의 인연은 1996년, 작가가 마흔아홉 살이 되던 해까지 이어져 원고지 1만2000장이 쌓이는 5부작 대하드라마로 마침표를 찍는다. 그처럼 '인생의 황금기'라 불리는 30~40대를 우리 민족의 가슴 속 깊은 곳에 불덩어리처럼 감추어 두었던 '혼불'을 그리는데 바쳤던 소설가. 그 과정에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힘의 불'을 그렸다고 힘주어 말했던 작가 최명희가 쉰한 살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연이 소개된다.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유언을 남긴 채.

 

▲ 작가 최명희의 피와 땀이 서린 육필 원고지.

 

과연 그 무엇이 작가 최명희를 소설 '혼불'에 매달리는 삶을 살도록 이끌었을까. 그에 대한 해답을 전시실 끄트머리에 걸려 있는 작가의 육필 어록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단 한 사람 만이라도/ 제가 하는 일을 지켜본다면/ 이 길을 끝내 가리라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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